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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사회적 거리 두면서 피자 사오기 : 달둥이랑 신랑이랑 가족 총출동

by Anchou 2020. 4. 5.

집밥만 계속 먹다보니 피자가 너무나 먹고 싶었던 우리는 며칠 전부터 고민을 했습니다. 오늘 먹을까 더 버티다가 나중에 먹을까...

동남아 배달 업체인 Grab이나 Food panda를 통해 배달 주문을 할까 아니면 직접 포장 주문을 해올까... 어느게 더 안전할까. ㅋㅋㅋ 어차피 집 밖은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니 배달이든지 방문 포장이든지 위험한건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래도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배달 업체보다는 그냥 우리가 가서 직접 포장 주문하는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달둥이 콧바람도 쐬어주고 싶어서 온 가족이 피자가게로 총출동했습니다.

목적지는 저희가 꽂혀있는 피자가게 알리 아미찌(Agli Amici).

▶▶▶ [지난 포스팅 보기] 찰롱 부둣가의 내공있는 화덕피자 맛집 : 알리 아미찌(Agli Amici)

이 곳에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바로 그 곳입니다. ㅋㅋㅋㅋ

보라빛의 노을이 내려앉은 저녁시간. 주변의 모든 상점이나 술집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알리 아미찌만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홀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한 켠으로 치워둔 채 테이크아웃만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푸켓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한창이라서 편의점이나 마켓에 가도 서로 간격을 두고 서있거나 아직 폐쇄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장소 중 사람이 많은 장소는 가급적 서로 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직원들끼리도 간격을 두고 앞에는 주문할 수 있는 소독된 메뉴판과 손소독제 등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여러 곳에서 계산 후 돈을 직접 주고 받는 것도 꺼리고 있어서 돈은 되도록이면 따로 계산대에 따로 놓아두거나 바스켓에 올려두라고 합니다. 돈이 오염되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접촉이나마 피하려는 것 같아요.

이젠 서양 사람들도 제법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푸켓 정부에서는 며칠 전 외출 시에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적발 시 벌금을 물리기도 하고 지역이나 장소를 통과시키지 못하게 검문을 하기도 하거든요.

현재 빠통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는 아예 지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출입로에서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켓이나 레스토랑 자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오지 못하게 안내문을 써붙인 곳이 많습니다. 몇몇 생각 없는 외국인들을 빼면 대부분 이런 규제에 대해 수긍하고 협조하려는 분위기입니다. 개인적으로 통금 시간도 잘 지켜주길 바라지만... 왜 이리 불나방 같은 영혼들이 많은지. ㅎㅎ

마스크를 아껴야하는지라 저희는 대표로 제가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끼고 주문을 하고 신랑과 달둥이는 차에서 구경 중입니다. 뭔가 맛있는 냄새를 맡은 달둥이는 허공에 킁킁거리는 중. ㅋㅋㅋ

피자가 완성되는 과정을 멀리서 지켜보는 달둥이입니다. ㅎㅎ

완성된 피자를 들고 집으로 바로 직행!

피자 두고 손닦고 먹을 준비 하고 또 손닦고. 요즘 결벽증 걸린 사람 마냥 손닦기를 시전하고 있어요. 주문해온 피자는 레귤러 사이즈 2판입니다. 화덕피자라서 도우가 얇으니 1인 1판은 먹어줘야 합니다.

앞에 있는 피자는 블루치즈와 브뤼치즈가 들어간 '피자 할로윈'이고 뒤에 있는 피자는 신랑이 늘 먹는 '피자 볼케이노'입니다.

이래뵈도 18인치 정도의 크기랍니다. 피자 볼케이노는 토마토 소스가 베이스로 들어가고 모짜렐라 치즈와 살라미가 토핑되어 있어요. 요건 신랑의 피자. 고추 올리브유를 따로 넣어주는데 신랑은 이 고추 올리브유를 뿌려먹어야 풍미도 살아나서 더 완성된 맛이 난다고 해요.

이건 제 피자. 단호박을 으깬 소스가 베이스이고 모짜렐라 치즈에 블루치즈와 브뤼치즈, 그리고 베이컨이 함께 토핑되어 있습니다. 다른 조미가 전혀 되지 않아서 기본적으로 담백하고 치즈가 토핑되어 있는 부분은 강한 치즈의 꼬릿함(?)을 느낄 수 있어요. 각 재료가 맛이 있으니 그냥 먹어도 맛이 있지만 마지막 즈음엔 고추 올리브유에 찍어 먹으면 의외로 느끼함을 잡아주고 더 깔끔한 매콤함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요건 치즈를 좋아하는 달둥이에게도 조금씩 떼어줬어요. ㅋㅋㅋ

옆에서 치즈 냄새를 맡고는 어찌나 안달이 났는지 발을 동동 구르고 엉덩이를 들썩들썩...ㅋㅋㅋ 그래서 호박과 치즈가 들어간 부분으로 몇 조각 떼어줬더니 신세계를 만난 표정이었습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외부 음식 먹고 신난 신랑과 달둥이. ㅎㅎ 별거 아닌 일상이 이렇게 미션 임파서블 찍듯 특별해질 줄이야. 작은 일상에 감사하게 되니 코로나도 한편으론 이런 순기능이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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