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앞집 아주머니 아들이 가끔씩 머드크랩을 잔뜩 잡아다가 팔곤 하는데요.
가끔 새벽에 잡아온 게가 밤새 스티로폼 박스에서 탈출해서 빗속을 헤매이고 있는 모습도 보았답니다. ㅎㅎ 머드크랩은 우리나라에서 청게라고도 불리는데 살아있을 때 색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짜잔! 앞집 아주머니가 머드 크랩 찜을 가져다 주셨어요.
저는 동남아에 살고 있지만 아직 머드크랩을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게 요리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ㅋㅋ 신랑이나 저나 새우 껍질 까먹는 것도 귀찮아하는 종족이라서... 게다가 머드크랩은 비주얼만 봐도 껍데기 두께가 어마무시하게 두껍잖아요. 그래서 "칠리 크랩이 그렇게 맛있다더라. 한 번 사먹어봐라"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두꺼운 껍데기 따로 소스 따로 이렇게 겉도는 맛일까봐 값비싼 도전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집 아주머니께서 ㅎㅎ 머드 크랩을 벌써 3번이나 가져다 주셔서 이걸 이제야 포스팅해보네요. 지금도 냉동실엔 아주머니가 또 가져다주신 머드 크랩 2마리가 생으로(?) 얼려있습니다. 주신지 좀 됐는데 어떻게 조리해먹을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무한 냉동 보관 중이에요. ㅋㅋㅋ
아주머니께서 저희에게 항상 쪄주시는 방식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1. 게 관절 분리(두꺼운 발 부분은 미리 깨트려두기)
2. 게 등껍질에서 나온 내장 + 그라인드 후추 팍팍 +다진 마늘 엄청 많이 + 액젓 조금 >> 조물조물
3. 찜기 말고 냄비에 국물이 졸이듯이 푹 쪄줌
미리 깨트려 졸이듯 쪄내서 그런지 속 살에도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어 정말 맛있습니다. 겉에 묻어있는 짭조름한 마늘 양념은 함께 먹어도 따로 먹어도 맛있구요.
게살도 꽤나 실해서 발라먹는 재미가 있어요. 우리나라 꽃게와 비교한다면 꽃게가 더 달달하고 부드러워요. 머드 크랩은 텍스쳐 또한 껍데기처럼 더 거칠고 단단한 느낌이 강하답니다.
저희 달둥이도 냄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요렇게 앉아서 발을 동동 굴렀답니다. 하지만 달둥이가 먹기엔 마늘과 갖은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간 터라 어쩔 수 없이 ㅋㅋㅋ 넌 안됌!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도 요즘은 청게가 잡힌다고 들었어요. 조개 잡고 낙지 잡는 체험 좋아하시는 분들은 청게 나오는 지역 잘 알아보셨다가 직접 잡아보시고 이렇게 조리해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확실히 그냥 쪄먹는 것보다 미리 쪼개어 놓고 양념하셔서 졸이듯 쪄드시는게(살이 단단한 편이라 안퍼져요) 훨씬 맛있더라구요.
다음엔 직접 머드 크랩 조리한 과정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모두 저녁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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