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엇그제의 일입니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쨍쨍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순식간에 가득 차오르면서 오후 4시경부터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에 놓여진 쓰레기통은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건너편 집 마당에 심어진 나무는 힘을 잃고 쓰러져버렸지요. 저 멀리 보이는 고무나무 숲의 나무들도 파도처럼 출렁이더니 철새떼가 날아오르듯 돌풍에 떨어져나간 잎사귀들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장관을 그저 좋다고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지나고 난 후, 밥을 먹으러 찰롱 부둣가 근처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엠뷸런스 차들이 자주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여느 때처럼 빗길에 바람도 세서 사고가 많이 났나보구나 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배 사고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높은 풍랑으로 인해 배 두척이 전복된 사고였는데요. 149명의 승객을 태운 첫번째 침몰 선박(Senereta호)은 다행이 아무도 사망하지 않았지만 두번째 침몰 선박인 피닉스호(Phoenix)에서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당시 피닉스호는 93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배가 바로 사고 전의 피닉스호 모습입니다. 푸켓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 섬투어 등을 목적으로 운행하는 배인데요. 당시에도 헤이섬과 마이톤섬 부근에서 관광객을 싣고 운행 중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시각엔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이었을 겁니다. 높은 파도에 선채가 뒤집히면서 결국 침몰했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그도 그런것이 사고가 발생하고 구조에 들어간 시각이 해질 무렵인데다가 여전히 파도가 높은 상황이라 아마도 구조에 어려움이 많았을 겁니다.
배는 완전히 침몰해 수심 40여미터 바닥까지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구조작업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태국의 해군, 해안순찰대, 민간구조대를 비롯한 다이버들이 구조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배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모두 중국인 관광객들이었고 생존자는 안타깝게도 49명 뿐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운구된 희생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익사하고 말았는데요. 참... 중국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사고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인 희생자가 대부분인지라 중국 자원 봉사자 다이버들도 수색에 합류했다고 합니다.
오늘 푸켓주지사가 직접 공식 발표에 나섰습니다. 생존 49명, 공식 사망자 38명, 실종 18명으로 13척의 선박과 헬리콥터를 이용해 표적 순찰 중이며, 잠수부들이 선채 안을 수색중이라고 합니다. 오늘까지 수색을 완료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오늘 5구의 사체만을 추가로 발견을 뿐 여전히 18명은 실종 상태입니다. 다행이도 오늘은 날씨가 좋았지만 우기라는 동남아 시기적인 특성상 나머지 수색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어느 곳이든지 위험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겠지만 우기는 더욱더 물놀이 사고, 빗길 사고 등의 우려가 있는 활동에 신중해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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