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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너무 일찍 찾아온 푸켓의 우기

by Anchou 2018. 5. 10.

4월 중순경부터 날씨가 이상했습니다.

아침과 밤, 그리고 새벽마다 천둥과 폭우가 시작되었거든요. 우기가 시작될 때 즈음이면 으레 새벽마다 한 차례씩 폭우가 쏟아지긴 했었는데...



보통 푸켓의 우기는 5월 중순부터 시작되어서 10월 중순을 끝으로 건기로 넘어갑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푸켓을 포함한 태국 전지역이 건기 동안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었는데요. 그러다가 우기가 되어서 부터는 태국의 지역 곳곳에 심각한 홍수가 터졌었습니다.

요 몇년 동안 태국도 이상기후 때문에 내일 날씨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현지인들까지도요.



지금도 집 밖에 폭우가 쏟아집니다. 엇그제는 푸켓발 인천행 대한항공이 폭우로 인해 끄라비 공항에 임시 착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동남아의 폭우는 상상 이상입니다. 바가지로 들이 붓는 수준인데요. 가끔씩 바닷가에 용오름 때문인지 거대한 물기둥이 허리케인처럼 발생하기도 합니다.



계속되는 궃은 날씨에 저희 집 욕실 문틈으로 물이 새기 시작했어요. 주방 한 켠의 벽은 물이 서서히 스며들어 진한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ㅎㅎㅎ

아주 멘붕입니다.



똑똑똑 떨어지길래 빗물을 받았더니 이만큼이나 받아졌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크랙이 있나 봅니다. 지은지 4~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주택인데... 그러고보니 주변 집들도 비가 새는 곳이 많이 있더라구요. 태국 집들이 다 그런지 몰라도 푸켓의 주택들은 대부분 내외벽 두께도 얇고 좀 허술합니다. 여담이지만 푸켓 국제공항도 신설된 이후 천정이 한 번 무너져 관광객이 다치기도 했었고, 6년 넘게 지어진 터널도 완공 한 달이 안된 시점에 무너져내린 경우도 있어서 신설된 건축물 근처는 되도록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였다면 당장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손봐달라고 하겠지만 저희 부부는 이런 부분에 참 둔감해서 내일이면 마르겠지... 하고 빗물만 계속 받아내고 있답니다. ㅎㅎㅎ

폭우가 계속 이어져 좋은 점은 빗소리가 집 안에서도 잘 들려서 힐링이 제대로 된다는 점?!



달둥이는 천둥소리가 무서워서 신랑 품에 낑겨있습니다. 달둥이에겐 우기가 긴장의 연속이죠. 천둥소리만 들으면 무서워서 어찌나 정신 못차리고 짖어대는지... 목청 소리도 우람한 애가... 달둥이 짖는 소리에 저희까지 잠을 설치곤 합니다. 이게 큰 단점 중 하나네요. 클리커 훈련을 시켜도 이미 멘붕이라 클리커 소리는 들리지 않나봅니다.

이 단점만 아니라면 비오는 푸켓도 사랑할 수 있는데 이곳에 사는 이상 매년 4~5개월 정도는 같은 생활의 연속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기가 너무 일찍 찾아온 탓에 요즘 다크써클이 장난 아니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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