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이는 하이에나처럼 저희 부부는 매일 맛집을 헤매입니다.
해외에 살다보니 어찌나 먹고싶은 음식이 많은지 신랑은 아침 저녁으로 먹방만 보고 있어요. 음식 천국인 태국에서 말이죠.
물론 태국음식도 맛있긴 하지만 그걸로 채울 수 없는 헛헛함이 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희 신랑은 순댓국, 뼈다귀해장국, 양념치킨, 자장면을 좋아하는데 이곳에서 제대로된 곳을 찾기 힘들다보니 더 이 메뉴들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며칠 전 자장면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중국집과 똑같은 퀄리티의 자장면집을 발견한 것입니다. 유레카!
이곳에 6년 정도 살면서 한동안 제대로된 자장면을 먹어보지 못했거든요. 이건 저희 부부에게 정말 큰 사건이 아닐수가 없어요!!!
그것도 저희집에서 불과 2-3분 정도 떨어진 아주 가까운 위치의 한국 음식점입니다.
타마(tama).
아담한 규모의 음식점으로 '무궁화'라는 또 다른 한국 음식점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그 옆에는 '하나로마트'라는 한인마트도 함께 자리잡고 있어요. 구글맵에는 무궁화나 하나로마트는 찾기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타마는 'tama koreanchinese restaurant'으로 검색이 아주 쉽게 될겁니다.
영업시간은 정오 12시~ 자정 12시까지.
하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이곳의 큰 단점 중 하나는 메뉴 품절도 잘되고 일찍 문닫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점.
음식점 바로 앞에 주차도 가능합니다.
내부는 이런 식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요.
since 2012
맞습니다. 2012년 문을 열었던 타마는 2014년 정도까지 저희의 단골식당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한식, 일식, 중식을 퓨전으로 했던 이자카야 느낌의 식당이었는데요. 물론 그때도 자장면 메뉴가 있었고, 나가사키짬뽕 맛집이었던 이곳에 들르면 항상 자장면을 꼬리표처럼 시키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사장님이 음식점 위치를 요리조리 옮겨 다니시면서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음식맛도 함께 방황을 했었지요. 맛있던 자장면까지도요. 그래서 점점 발길을 끊게 되었었던 안타까운 곳 중 하나였습니다.
이렇게 타마가 다시 저희 동네로 이사오면서 한 두번 더 방문했지만 맛은 예전과 달랐습니다. 그 사이 사장님도 바뀌었구요.
저희끼리는 "또 어디로 이사가겠지, 아님 접겠지"라며 한동안 가지 않고 있었던 시간이 벌써 1년 정도 흐르고 타마는 아직도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합니다.
"어라? 계속 하네!"
"한 번 가볼까?!"
이렇게 별 기대없이 다시 방문해본 음식점.
위 사진은 이틀에 걸쳐서 두번 방문해서 먹은 메뉴들이에요.
첫날,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신랑의 광대가 또 올라갔거든요. ㅋㅋㅋㅋ
"헐! 이거야!!!"라며.
탕수육은 비주얼을 보고 살짝 불안했어요. 제 머릿속에 그려진 탕수육 튀김과는 다른 비주얼이라서요. 그런데 옴마야! 이것도 맛있습니다. 튀김옷이 얇은데도 바삭하면서 꼬소합니다. 오히려 식감은 더 좋고 고기도 더 실하고 돼지고기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예전 사장님의 탕수육보다 더 맛있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도 연타로 방문해 봅니다.
오늘은 타마의 또 다른 대표메뉴였던 왕돈까스! 그리고 쫄면과 김밥이에요. 왕돈까스 맛은 여전합니다. 굳굳!!! 쫄면도 진짜 쫄면의 면이에요. 김밥 재료는 살짝 가난하지만 참기름을 듬뿍 넣어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첫날 자장면의 비주얼이었습니다. 서브로 준 고춧가루를 팍팍 넣어 주었죠!
푸켓에서 자장면을 파는 한식당은 몇군데 있지만 대부분의 식당이 제대로된 자장면의 면발을 사용하지 않고 태국의 에그누들을 사용해서 뚝뚝 끊어지는데 여긴 진짜 리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그 면발입니다. 탱글탱글!
적당히 달달하게 야채를 듬뿍 넣어 볶은 양념도 옛날 자장의 맛 그대로 입니다. ㅠㅠ 고기도 꽤나 많이 들어가고 대식가인 저희 부부 기준으로 양도 넉넉합니다.
이 분위기를 몰아서 다시 찾아간 타마.
이번엔 분식으로 테마를 잡았습니다. 쫄면과 김밥. 그리고 왕돈까스. 서빙되어진 음식의 비주얼은 아주아주 좋습니다. 쫄면에 계란을 1알 통째로 주셔서 기쁘네요! 큭!
김밥에 돈까스를 올려 먹어봅니다. ㅎㅎㅎㅎ 제 광대도 승천했습니다.
너무 시지 않은 돈까스 소스가 딱 옛날 돈까스맛 그대로입니다. 야채가 듬뿍 들어가서 아삭하면서 쫄깃한 쫄면까지!
전체적으로 굳이에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몇몇 한식당에 다녀오면 신랑과 저 모두 장 트러블이 생기는데 여긴 말짱하더라는 것. 9시경에 갔는데 10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여 광속으로 흡입하고 나왔습니다. 이게 큰 단점인 듯. 원래 12시까지인데...ㅠㅠ
다음엔 치킨 종류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사장님께서 조만간 메뉴가 바뀔 예정이라는데 지금 먹은 대표 메뉴들은 그대로일 것 같아요. 메뉴 가격대는 250밧~300, 400밧 대로 2인 기준이면 800밧(28,000원) 정도에 넉넉하게 드실 수 있을 듯. 여긴 메뉴를 개편하면 다시 포스팅할만한 가치가 느껴집니다. ㅎㅎㅎ
전체적인 제 점수는 85점입니다. 영업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점과 식재료가 똑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기 때문에 -15점을 뺐습니다. 맛만 보면 95점 이상이에요.
참고로 전 사장님과 전혀 친분이 있는 사이도 아니고, 어디에서 협찬 받아서 올리는 글도 아니에요. 먹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생활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나중에 푸켓으로 여행을 오시거나 거주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을 토대로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포스팅이니 참고만 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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