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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우리 동네에 열린 야시장, 딸랏 또룽

by Anchou 2018. 3. 28.

푸켓 현지 마을에 살다 보면 우리나라 5일장처럼 야시장이 서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고정 장소에서 장이 크게 서는 반면 푸켓의 야시장은 게릴라 성격으로 랜덤하게 열리기 때문에 시장이 선 것이 보이면 무조건 "어머! 여긴 가봐야 해!"입니다. ㅎㅎㅎ

그런 야시장이 저희 집 맞은 편에 큰 규모로 약 열흘간 열렸습니다. 올레!



신랑과 손을 잡고 뚜벅이 모드로 걸어갔지요. 보통 야시장은 오후 4시에 시작해서 11시 또는 12시까지 영업을 합니다.

횡단보도도 없는 6차선 도로를 횡단합니다. 푸켓은 아직 횡단보도나 육교 등의 보행자를 위한 통로가 부족한 탓에 무단횡단 개념이 없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그냥 사고 안나게 건너면 됩니다. 그래서 가끔 큰 장이 서거나 학교 등하교 시간에는 경찰들이 직접 파견을 와서 교통정리를 해주기도 합니다.



태국어로 시장딸랏이라고 하고 야시장 딸랏 또룽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저희 동네에 열린 딸랏은 여느 야시장보다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상인들 모두 유니폼을 갖추어 입고, 점포마다 똑같은 천막을 설치해놨더라구요. 굳굳~!!!




시장을 돌기 전 가장 먼저 음료를 사야 합니다. 더우니까요.ㅋㅋ

오늘은 신랑이 좋아하는 수박 스무디(땡모빤)에요. 건강을 위해 항상 설탕은 빼달라고 합니다. 그래도 엄청 달아요! 1잔에 30밧(한화 약 1,000원)이에요.




간만에 애벌레 코너에 왔습니다. 깨끗한 기름을 사용하고 있어서 들렀어요. 저는 시골 출신 촌사람이라 어릴적에 메뚜기도 많이 튀겨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런 벌레 종류에 별 혐오감이 없습니다. 이 중에서 먹고싶은 걸 고르면 튀긴 레몬글라스 잎과 태국 향신 양념을 섞어서 살짝 다시 볶아서 줍니다.




저는 아기 번데기와 엄지 손가락만한 큰 번데기 2종류를 골랐는데요. 양이 넘나 적은거 있죠? 종류당 7~8마리밖에 주지 않아요. 흑흑.

작은 번데기는 고소한데 큰 번데기는 약간 새콤한 맛도 나고 특히 주둥이 부분이 딱딱하게 씹혀서 호감형은 아니에요. 아마도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못드실 듯. 전 몸에 좋겠지~ 생각하면서 잘 먹었는데 신랑은 기겁하면서 도망가더라구요.

훗, 이런 약한 도시남자 같으니!




번데기를 다 먹고 이번에 들른 곳은 꿍업운센이라는 새우 누들집입니다. 야시장에서 처음보는 메뉴였습니다. 제 옆에 태국분도 신기한지 영상으로 촬영하더라구요. 큼지막한 생새우와 가느다란 당면을 표고버섯 우린 간장양념 소스에 잘 익혀서 졸여내는 음식인데요. 새우가 들어가는 마릿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3마리에 59밧, 4마리에 69밧, 한화 약 2,000원~2,500원 정도의 가격입니다. 

새로운 메뉴는 꼭 도전해봐야죠! 저희는 새우 3마리 짜리로 주문을 해봤습니다.




저 프로페셔널한 손놀림.

미리 준비한 버섯 소스에 한약재 냄새 가득했어요. 웰빙 푸드의 느낌!




이제 졸여지는 단계. 싱싱한 고수잎도 팍팍 넣어주고 통후추도 미친듯이 집어 넣습니다.

비주얼은 상당히 좋아요.




드디어 완성된 모습입니다. 얼핏보면 우리나라 잡채같기도 하네요.

맛은 잡채보다 조금 더 짭조름한데 단맛이 빠져 있습니다. 표고버섯 향도 적당히 나는 것이 몸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팍 듭니다. 다만 아까 미친듯이 갈아 넣었던 후추 덕분에 살짝 매콤합니다. 후추로 매워보긴 또 처음이네요. ㅎㅎㅎ 새우도 너무 싱싱해서 새우 머리까지 싹 클리어했습니다.ㅎㅎㅎ


한켠에서는 통기타 가수의 라이브 공연이 한창이고, 찡그린 사람은 하나도 없는 생기와 웃음만 가득한 풍경의 야시장입니다. 실은 이것 말고도 팟타이와 치킨, 어묵까지 사와서 배불리 한 끼를 또 해결했네요.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한 매력 터지는 야시장!!! 아마도 저희는 내일도 야시장에 탄두리 치킨을 습격하러 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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