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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츠 일기

달둥이 난생 처음 응급실 가다(feat. 장트러볼타)

by Anchou 2024. 12. 18.

 

이 날은 인천에도 올해 첫 폭설이 내린 날이었어요.

오후까지만 해도 너무나 쌩쌩하던 달둥이 저녁을 챙겨 먹이고

퇴근해서 돌아온 신랑과 늘 그랬던 것처럼 동네 산책을 나갔는데요.

달둥이가 1차 응가를 한 후 이상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잔변감이 있는지 바로 2차, 3차, 4차 응가를 하려는 것처럼 자세를 취하더라구요.

이런 적이 없긴 했지만 아주아주 어릴 때

뼈를 갉아먹은 다음날이면 응가가 석회화 되어서 단단하게 나오면

저렇게 응가를 어렵게 싸긴 했어서 전날 먹은 족발뼈 때문에

또 응가가 잘 안나오나 보다~ 했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 묽은변을 계속 싸는 것이 심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5차 쯤 연속으로 응가를 싸는데 자세히 보니까 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고

곧장 집으로 그냥 들어가기로 했어요.

똥꼬만 대충 씻겨서 병원에 가야할 것 같았습니다.

신랑은 달둥이를 안고 집으로 뛰어가고

저는 뒤쫒아 가면서 24시간 문을 연 동물병원을 급하게 검색했죠.

 

집에서 달둥이를 급하게 씻기고 나오자마자 바닥에 혈변을 뚝뚝 흘리면서 싸는 달둥이. ㅠㅠ

바로 비치타월을 꺼내어 달둥이를 안고선 급하게 알아본 동물병원 응급실로 차를 몰았습니다.

위 사진은 동물병원 수의사쌤께 보여드리려고 찍은 사진이에요.

 

꽤나 규모가 큰 병원이었어요.

수의사쌤이랑 증상 상담 후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염을 의심하셔서 분변 검사와 x-ray 검사, 그리고 혹시 모를 췌장염 검진을 위한 (피)검사.

수의사 쌤 왈, 달둥이는 아픈데도 기운이 펄펄 넘치는 상태라고. ㅎㅎ;

그 말씀에 조금은 안심되긴 했어요.

달둥이가 검사실에 들어간 동안 이제 좀 정신이 돌아와서 병원 이곳저곳을 구경해봤어요.

원당동에 위치한 더원 동물메디컬센터!

 

치과, 안과 진료실도 따로 있고, 한방실, 항암실, 재활치료실도 별도로 갖추어져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문진해주시는 수의사쌤이 아주 꼼꼼하게 체크해 주셔서 정말 안심 됐습니다.

 

진찰비도 공개해놨더라구요.

나중에라도 참고하려고 찍어왔어요.

 

20여분 검사 후, 결과가 나왔는데 세균성 장염.

변에 이익균이 아닌 변종 세균들이 있다며 분변검사에서 채취한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달둥이는 평소에 사료 뿐만 아니라 고기도 따로 먹이고 간식도 자주 먹는 편인데

평소 먹이던 식단이라면 크게 문제는 없었을텐데 안먹던 가게에서 족발 뼈를 챙겨왔던게

화근이 된듯 했어요. 게다가 도가니까지...

 

위 사진이 달둥이 평소 주던 식단+사료이고,

 

문제의 그 날 족발뼈도 주고 도가니도 줬거든요. ㅠㅠ

이제 금지하는 걸로.

 

치료실에서 주사 맞고 비명 지르고 나온 달둥이.

그래도 표정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었어요.

이제 달둥이 음식은 더 꼼꼼하게 챙기게 되었네요.

 

항생제 3일 처방 받고 집으로 컴백!

 

아직 괄약근 조절이 안되는지 이틀동안은 집 안에서 배변 실수를 계속 했습니다.

참고로 달둥이는 실외배변견.

얼마나 깔끔한 앤데 배변 실수하는 상황이 너무 짠했어요.

 

항생제 투여 3일차 부터는 99% 회복된 모습으로 돌아왔고

다행이 지금은 완치되어 아쥬 신나는 10살 라이프를 즐기고 있어요.

 

이렇게요. ㅋㅋㅋㅋ

지금도 노견에 접어들긴 했지만 언젠가 더 노쇠한 달둥이 모습을 상상하면

조금은 우울해질 것 같아요.

미리 각오하고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래 옆에 있어주면 좋겠어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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