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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TV+영화 이야기

파랑새가 생각나는 드라마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by Anchou 2020. 3. 31.

JTBC에서 월요일마다 방영 중인 '날씨가 좋으면 찾아아겠어요'.

이 드라마를 PICK한 이유는 잔잔하고 힐링되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에요. 그리고 제가 그리워하는 고향(참고로 저는 시골 출신)의 모습들을 많이 보여줘서 아무 생각 없이 보고만 있어도 '아... 저 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예쁜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에는 스압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꽉 막힌 서울 생활을 잠시 접고 어릴적 살던 북현리로 내려간 목해원과 쭈욱 그곳에 살고 있던 동창 임은섭이 다시 만나면서 그리는 힐링 로맨스입니다.

첼로를 전공한 목해원은 서울에서 음악 강사로 일하지만 답답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이모가 살고 있는 북현리로 잠시 내려옵니다. 북현리는 썩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할머니와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했고 달리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던 해원에게 그나마 쉴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듯 없는듯 했던 임은섭과 재회하면서 은섭이 운영하는 동네 책방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해원.

참 따뜻한 은섭과 같이 지내면서 한 겨울 같던 해원의 꽁꽁 언 마음에도 봄이 오려고 합니다.

학창시절 아픔이 많았던 목해원. 은섭과 그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마을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그 안에서 위안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은섭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되는데 은섭은 해원의 마음을 선뜻 받아주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말을 아끼는 은섭도 사실 해원의 과거에 못지 않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고 아무렇지 않은 척 모든 것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일상이 혹여 깨어질까 살얼음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서 있던 사람이었던 것.

그는 해원보다 훨씬 더 오래 전부터 해원에게 반했었고 해원을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일상마저 사라질까봐 한걸음 물러선 곳에서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상에 해원의 고백이 오히려 그를 두렵게 만들었나 봅니다.

결국 두 사람은 용기내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은섭이 염려했던대로 그들 앞의 상황은 마냥 행복만을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의 스토리에요.

이런 잔잔한 스토리의 드라마는 뭔가 일본스러운 배경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 드라마는 전혀 그런 색채가 아닌 '귀촌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스케치가 많아서 억지로 꾸민듯한 느낌보다 편안한 고향 풍경을 보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소소하게 그려지는 일상들도 따뜻하구요. 그야말로 힐링되는 드라마.

목해원이 처음 북현리를 찾았던 시린 들판은 어느새 천천히 봄을 맞이했어요. 계절적인 배경도 두 주인공의 마음과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경인 굿나잇 책방.

현대식 한옥을 참 예쁘게 꾸며놓았지요? 이 장면들만 나오면 신랑한테 '나중에 귀촌하면 저렇게 꾸미고 살자'고 계속 이야기했어요. ㅎㅎ

아직은 차가운 겨울 햇살과 조용한 새벽 공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한번쯤 가보고 싶은 굿나잇 책방의 모습.

전혀 꾸밈없는 진짜 시골집.

시내라고 부르던 장터 모습까지. 익숙한 풍경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드라마, 스펙타클한 사건이나 사고는 없지만 앞으로 이 두 사람은 끝까지 행복할지 궁금해지게 만드네요. 행복은 시작과 끝이 있는게 아니라 우리 옆에 늘 있다는 걸 깨닫게 될까요? 이런 글이 문득 생각납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행복은 너무 찰나.

행복을 놓쳐버릴까봐 처음부터 행복하지 않으려는 소년.

하지만 행복은 늘 소년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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