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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Phuket

지금은 낀제 축제기간(Vegetarian festival, 푸켓에서 유래된 낀제)

by Anchou 2018. 10. 17.

매년 푸켓에서 열리는 큰 행사 중 하나인 낀제 축제 (vegetarian festival).

바로 지금이 그 축제 기간입니다. 올해인 2018년은 10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낀제 기간입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도교 문화의 영향을 받은 축제이기 때문에 중국식 달력에 따라서 매년 그 날짜가 달라집니다.


낀제의 유래

1800년대 초, 주석이 풍부한 푸켓의 까투(Kathu)라는 지역으로 중국인들이 몰려왔고 그 당시 중국 이주민들이 믿었던 도교 신을 섬기는 문화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일마다 신에게 기도와 경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주하여 기댈 곳 없는 그들이 붙들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집과 마을을 지켜주는 신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던 중 푸켓 이주민 사이에 열병이 돌았는데 중국 공연단이 신들에게 예배를 올리자 열이 내리고 병이 완화되어 이를 정식으로 알리고 일정 기간을 정해 이 의식을 행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낀제는 태국의 명절 중 '쏭크란'이라는 태국 구정쯤 되는 명절 다음으로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거리 곳곳에 칠성대제도 아닌 구성대제(九星大帝)라는 글이 써있는 노란 깃발이 늘어서길래 곧 낀제가 다가온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중국식 달력으로 7일째 되는 날부터 9일간 이어지기 때문에 9성대제라고 합니다. 이 기간엔 몸을 정결하게 한다는 의미로 모두 흰색 옷을 갖추어 입고 야채만 먹습니다. 그리고 큰 사원이 있는 지역에서는 폭죽과 접신 등을 한 무리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푸켓 타운의 한가한 평일 모습이지만 이 기간 중엔 이 거리를 차량으로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인파와 행렬이 이어집니다.



태국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라고 하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잡신을 믿는 도교도 그들의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모셔진 미니 사당을 보면 그 안에 부처님부터 뱀신, 코끼리신 등등 신기한 신들을 함께 모시고 있는걸 쉽게 볼 수 있어요. 심지어는 그 사당 위에 국왕 사진까지 걸려있는 집들도 있습니다.



특히 이 축제 기간 중 이어지는 행렬에서는 접신을 한 사람들이 몸을 뚫는 피어싱 행위를 하는데 위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크기와 종류를 불문한 여러가지 도구를 몸에 통과시키는 접신 행위를 합니다. 지금은 이런 잡신과 근거 없는 접신 행위를 야만적으로 보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축제 또한 그 규모가 작아지고 있지만 낀제 축제가 처음 유래되었던 푸켓 지역은 아직까지도 어마어마한 규모로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어제 그저께 푸켓 타운의 모습입니다. 대박이죠?



아이러니한 것은 접신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 피어싱을 할 수 있다는 이 사람들이 사실 뒤로는 아픔을 잊기 위해 (마)약 종류를 먹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의미없는 믿음인지요?



다행인 것은  이번 낀제 기간 중에 비가 자주 내려서 그나마 폭죽이 덜 터졌다는 겁니다. 소리가 굉장히 큰 중국 화약 폭죽을 터뜨리기 때문에 동네 강아지들이 울부짖거든요.



저희 달둥이도 무서워서 이 기간 내내 쭈구리가 되어 있는 모습. 온 동네 강아지, 고양이들에겐 고통의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낀제 기간엔 여러 식당에서 기존의 메뉴 대신 낀제(เจ)를 대표하는 채식 위주의 특별식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서 그런 별미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지만 한편으로 소음과 쓰레기, 교통체증 등의 불편한 점도 상당합니다. 그럼에도 태국 특히 푸켓에 이 기간을 맞춰서 방문하게 된다면 낀제 행렬은 한번쯤 볼만한 새로운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노란 깃발이 꽂힌 가게에 낀제(เจ) 표시가 되어 있다면 원래 메뉴가 아닌 낀제 특별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니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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