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한국에 다녀오면서 말레이시아에 잠깐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었는데요. 총 비행시간이 10시간 정도로 짧지 않은 여정인데 저가항공인 에어아시아를 타고 갔던거라 비행 중에 식사나 음료는 커녕 물도 제공되지 않았답니다. 비행기에서 뭔가 먹기엔 돈만 아까운 것 같아서 미리 먹을만한걸 챙겨갔어요.
한국에 가니까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고 휴대가 간편한 제품들이 유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올리브영 등의 멀티스토어에서도 편의점스러운 제품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먼저 올리브영에서 이렇게 물만 부어서 흔들어먹는 제품(랩노쉬)을 사두었는데 집에 사촌동생이 놀러왔길래 마땅히 줄것이 없어서 그걸 홀라당 줘버렸답니다. 그리고 다시 사러가는 길에 홈플러스에 갔더니 브랜드만 다르고 같은 기능성(?) 제품을 팔고 있는거에요. 그것도 1/2 정도의 가격에 말입니다. 그 랩노시인가 랩노쉬인가 하는 제품은 3,500원이 넘었었거든요. 그래서 1초 망설임 없이 홈플러스에서 1,990원에 구입했어요. 제품명은 식사에 반하다. 사촌동생에게 줬던 올리브영 제품보다 양이 적은듯하지만 싸니까요.
(지금 서칭해보니 랩노쉬는 85g이고 식사에 반하다는 50g이네요. 차이가 조금 많이 나는군요.)
가루만 들어있으니 기내에 쉽게 반입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가볍고 말이죠. 비행기에서 물을 사서 넣어도 되고, 이미그래이션을 지난 다음에 곳곳에 설치된 정수기를 이용해도 되는데 저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경유 대기하는 동안 먹으려고 산거라 일단 킵해두었지요.
국산 현미와 보리가 총 29%, 나머지는 브라질산 옥수수인가봅니다. 홈플러스에서 살때엔 블루베리 요거트, 밀크티, 플랫바나나, 레몬밤, 그리고 제가 산 5곡 선식이 있었는데 실제로 오곡이 든건 아닌가봐요. 3곡 선식인듯. ㅎㅎㅎ
측면을 보면 진하게, 연하게의 물 조절 라인이 표시되어 있어서 취향대로 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제가 굳이 기내에서 먹지 않은 이유는 탑승 전 인천공항에서 쌀국수를 한그릇 한데다가 엄마가 챙겨주신 요 호박빵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맛있다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는걸 보면 따뜻하게 데운 빵은 얼마나 더 맛있을까 상상해봤습니다. 빵을 먹으면서 엄마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지요.
드디어 도착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에어아시아 전용 공항인데 휑한 것 같으면서도 있을건 다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 가까운 곳에 정수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어서 요긴하죠. 이 정수기의 단점은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냉수가 전혀 시원하지 않고 물도 쫄쫄 나와서 뒷사람에 쉴새없는 눈인사를 해야한다는 것.
여튼 전 물을 받았습니다. 진하게와 연하게 라인의 중간지점까지 물을 채웠답니다. 진한 음료를 많이 마시고 싶었거든요. ㅎㅎㅎ
열심히 쉐킷쉐킷 후 한모금 마셨더니 엔돌핀이 돕니다! 맛은 흔한 미숫가루맛이에요. 분명 진하게와 연하게의 중간까지 물을 채웠거늘 맛은 연합니다. ㅠㅠ 하지만 아쉬운대로 열일을 해주네요. 덕분에 제 상태는 아주 배고픔에서 살짝 배고픔으로 바뀌었습니다. 완전한 한끼 식사로 넘어가기엔 살짝 아쉬운 농도와 양이지만 맛은 고소하니 좋았습니다. ...곡물가루 양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답니다. 곡물 음료를 홀짝거리며 환승 게이트 입구에 앉아서 스스로 위로했죠. '그래도 집에 거의 다 왔으니까 괜찮아'라고.
그런데 비행기를 타자마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비행기 고장...띠로리~
이 포스팅은 다음에 이어서 하도록 할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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