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지인 덕분에 알게된 맛집입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 교민분들 사이에서도 나름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오늘의 메뉴는 바로 '카놈찐(ขนมจีน)'.
카놈찐은 삶은 국수에 여러가지 야채와 커리 또는 장(소스)류를 곁들여 먹는 태국 건강식입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다양한 야채와 함께 푸짐하면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상 오후 2~4시경 방문하면 인기 메뉴가 똑 떨어져서 비인기 메뉴만 주문해 먹다가 오늘은 제대로 먹어보자 싶어서 조금 더 서둘러 방문해보았습니다.
카놈찐 싸판힌(ขนมจีน สะพานหน)
주소 : 66/2 Phuket Rd, Tambon Talat Yai, Amphoe Mueang Phuket, Chang Wat Phuket 83000
저희가 자주 가는 pikgo 카페 바로 옆에 착 붙어 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영업시간 : 09:00 - 19:00 (연중무휴)
가게의 2면이 뻥 뚫린 반 노천식당 분위기이며 내부도 꽤나 넓습니다.
12시경 방문했을 때 빈테이블이 딱 1군데 남아있었습니다. 저희 부부 말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태국인. 주변에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손님이 찾아온다는건 정말 유명한 맛집이라는 것!
에어컨은 없지만 바람이 잘 불어 나름 시원합니다.
숟가락과 포크는 셀프. 옆에 뜨거운 물에 10초 정도 담가서 소독 후 가져갈 수 있도록 해두었어요.
그리고 한 켠에 설치된 냉장고에서 야채를 셀프로 가져다가 먹을 수 있습니다. 쟁반째로 가져갈 수 있도록 소분하여 담아두었기 때문에 통째로 본인 테이블에 들고가서 먹으면 됩니다.
테이블에 숟가락과 포크, 그리고 야채 세팅이 끝났으면 이제 메인인 카놈찐을 주문하면 되는데요. 요것도 셀프라서 진열된 음식쪽에 가서 커리나 국을 주문하면 삶은 국수 위에 메뉴를 담아줍니다.
오늘 저희가 벼르고 온 메뉴가 있으니 바로 '깽뿌'입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가장 추천해주셨었지만 그동안 너무 늦은(?) 시각에 방문하는 바람에 먹지 못했던 메뉴였지요. 핫한 시각에 방문했더니 있네요!!! 깽뿌!!! 참고로 '깽'은 커리, '뿌'는 게라는 뜻으로 게커리를 말하는데요. 우리나라 커리보다 묽은 농도로 비주얼은 찌개나 국처럼 생겼지만 맛은 진하면서 깊은 인도커리 사촌쯤 되는 맛이 느껴집니다. 접시당 40밧(한화 약 1,500원).
신랑이 먹어보고 싶다던 닭튀김. 요것도 셀프라서 먹고싶은 그릇을 가져다가 먹은 후 최종 테이블에서 계산이 이루어집니다. 부위별로 가격이 다르니 참고하시길.
신랑 왈, 지금까지 푸켓에서 먹어본 닭튀김 중에 1, 2등감이라며 2 그릇이나 집어다가 먹었습니다. ㅋㅋ 저 빨간 튀김옷 색깔은 왠지 너무 양념간이 세게 밴 것 같아 비호감이었는데 그거슨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간간하니 바삭하면서 촉촉하고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여러가지 음료. 음료 만드는 곳에 가서 주문하면 테이블로 배달(?)해줍니다.
각 테이블마다 기본 세팅되어 있는 것들.
신랑이 좋아하는 튀김과자가 있네요. 보자마자 한봉지를 뜯습니다. 달지 않고 고소하니 저도 계속 뺏어먹게 되더라구요. ㅋㅋ
냉장고에서 쟁반째 들고온 야채 되겠습니다. 신랑과 저 이렇게 2명이 먹기에 너무나 푸짐한 양이에요. 좋은 점은 쌈야채에 좀처럼 자주 볼 수 없는 신기한 야채들을 가득 준다는 것.
쌈야채를 제외한 그릇에 담긴 야채들은 향이 거의 없어서 향신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좋아하실 듯합니다. 특히나 무장아찌와 데친 숙주, 공심채, 롱빈, 오이피클을 곁들이면 아주아주 맛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깽뿌(게커리)입니다. 작고 연한 게라서 껍질째 씹어먹을 수 있어요.
아주 매콤한 커리찌개 정도의 맛이 납니다.
각종 야채와 테이블에 세팅되었던 찐계란을 하나 까서 곁들이면 매운 맛도 중화되면서 더 푸짐하게 즐길 수 있지요.
연신 '오...!'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게 됩니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ㅋㅋㅋ
단점이라면 국수와 야채의 조합이라 그런지 배가 금방 꺼집니다. ㅋㅋㅋ 3시간 후에 또 배가 고파지죠.
간만에 차옌 한 잔을 시켜봤어요. 요즘 단 음식을 줄이느라 잘 먹지 않았었는데 이 음식에는 필요하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달아서 다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또르륵...
한그릇으로는 모자라 추가로 주문한 '깽끼여우완'입니다. 그린커리죠.
비주얼은 좀 비호감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커리라기 보다는 매콤 달콤 고소 짭잘한 닭볶음탕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깽뿌를 먹고난 후라서 그런지 매력이 떨어집니다.
역시 이 집에서는 깽뿌가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다 먹고난 후, 계산기를 든 아주머니께 계산을 해달라고 하면 해당 테이블로 오셔서 뭘 먹었는지 확인하신 후 그 자리에서 계산을 해주십니다.
저희는 깽뿌 3접시 + 깽끼여우완 1접시 + 닭튀김 2조각 + 찐계란 1개 + 튀김과자 + 음료 2잔 이렇게 해서 총 265밧을 결제했습니다. 로컬식당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푸짐한 만원의 행복이죠! ㅋㅋㅋ
그리고 한 쪽에 자리잡은 튀김코너. 타로 튀김, 바나나 튀김, 고구마 튀김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긴 별도로 운영되는 곳이라 따로 결제해야 합니다.
얼얼한 입안을 달랠겸 자색 고구마 튀김을 샀습니다. 가격은 30밧.
튀김옷에 설탕을 섞은건지 고구마의 단맛 외에 다른 달달한 맛이 감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뜨겁고 바삭할 때보다 한 김 식혀서 눅눅할 때 먹어도 맛있더라구요.
종합적으로 볼때,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메뉴의 조합들이 좋은 식당이 아닌가 합니다. 푸켓에 살면서 단골 식당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바로 배탈인데 ㅋㅋ 맛도 맛이지만 일단 먹고 배탈이 안나는 식당은 1등급 식당으로 치거든요. ㅋㅋㅋㅋ 좀 웃기지만 아마도 이곳에 사시는 교민분들이라면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도 여긴 1등급 되겠습니다. ㅋㅋㅋㅋ 신랑은 닭튀김 먹고싶다며 또 가자고 하니 조만간 또 가야할 것 같습니다.
이곳에 들르시는 분들, 깽뿌와 닭튀김, 그리고 따로 파는 튀김도 꼭 드셔보세요. 앗... 그러고보니 전부 다 드시라는거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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