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들락거리는 말레이시아.
육로로 다닐 때는 쿠알라룸푸르가 아닌 페낭(Penang)에도 태국 대사관이 있어서 거의 그쪽으로 비자런을 하러 가곤 합니다. 한 번 비자런을 가면 2-3일은 집을 비워야 하는데 달둥이를 두고 오래 집을 비우지 못하는 관계로...(전에 호텔링을 한 번 시켰다가 신랑이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ㅋㅋ) 저희 부부는 웬만하면 번갈아가면서 비자런을 다녀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연휴가 많아서 대사관 휴무일 때문에 같은 날짜에 가게 되었지요. 달둥이를 또 강아지 호텔에 맡겨야 해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아주 오랜만에 신랑과 콧바람을 쐬러 간다는 생각에 들뜨기도 했습니다.
페낭 비자런은 비자런 전문 업체를 통해 가는거라 패키지 여행처럼 대부분의 일정이 정해져 있습니다. 1-2번의 식사만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면 되죠. 그래서 페낭에 오면 특별히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하진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신랑과 오랜만에 나온 여행 아닌 여행인지라 한끼는 정말 맛있는걸 먹고 싶어서 신랑에게 말했더니 Teksen이라는 레스토랑을 찾아봐주었습니다. 알고보니 평소 신랑이 좋아하는 글로벌 맛집 유투버가 추천한 곳이더라구요.
중국계 말레이시안 가정식 요리 전문점. 우리로 치자면 북창동 LA 순두부 식당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Teksen restaurant은 페낭의 조지타운 한 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자주 지나치던 길인데 맛집이 이곳에 있을줄이야!
유심칩을 따로 사오지 않아서 나중에 길을 못찾을까봐 제가 숙소에서 짐 정리를 하는 동안 신랑이 미리 나가서 답사까지 하고 왔답니다. 이런 배려심 넘치는 남자 같으니!!! ㅎㅎ
구글맵을 통한 평점도 좋은 편이고 리뷰도 900여개 가까이 되는걸 보니 유명한 곳이 맞나 봅니다.
영업시간 : 12:00-14:30, 18:00-20:30 (매주 화요일 휴무)
저녁 영업을 오후 6시부터 시작한다길래 딱 오후 6시 정각에 찾아갔을 때의 모습입니다. 이미 기다리던 사람들이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고 남은 마지막 테이블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일행들이 막 앉으려던 상황.
딱 우리부터 웨이팅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소 얼마나 손님들이 줄을 서는지 줄서기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기다리는 동안 미리 메뉴를 결정하라고 메뉴판과 함께 첫번째 번호표를 의미하는 에이스 카드를 받았습니다.
태국말로 그야말로 '콘 땜'입니다.
관광객 뿐만 아니라 페낭에 사는 현지 분들도 많이 오는 듯 했습니다. 다행이 첫번째 웨이팅이라 금방 자리가 났고 미리 주문했던 메뉴도 아주 빠른 속도로 세팅이 되었습니다. 좋았던 점은 전에 식사하던 손님들이 사용한 테이블보까지도 싹 새것으로 교체해준다는 것!
아래는 신랑이 좋아하는 유투버가 주문했던 메뉴를 참고해서 저희가 주문한 메뉴들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아주 대성공!
Home recipe double roasted pork with chili Padi.
가격은 M 사이즈가 18링깃(한화 약 5,000원) XL 사이즈가 30링깃(한화 약 8,400원).
저희는 모두 M 사이즈를 주문했어요. 나름 넉넉한 양. 구운 삼겹살에 양념치킨스러운 고추장 양념으로 졸여낸듯한 매콤 달콤한 맛에 양념이 졸여지면서 꾸덕하고 바삭하게 식감까지 맘에 쏙 들었습니다. 밥보다 술안주의 느낌이 더 들긴 했지만 아주 굿 초이스!
Stir-fried potato leaves with sambal sauce and prawns.
가격은 M 사이즈가 12링깃, XL 사이즈가 20링깃.
굴소스보다 조금 더 매콤 짭조름한 삼발소스에 감자잎을 새우와 볶아낸 요리로 새우맛이 묻힐 만큼 감자잎의 식감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고구마 줄기와 잎인줄 알았는데 감자라니... 감자 줄기와 잎을 먹을 수 있다는걸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네요! 이 메뉴도 아주 굿굿!
Deep-fried shrimp paste (belachan) marinated chicken.
가격은 M 사이즈가 18링깃, KL 사이즈가 30링깃.
그냥 닭튀김인줄 알았더니 양념을 한 닭고기였네요. 어쩐지 조큼 짜더라구요. 짭조롬한 옛날통닭 맛이랄까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메뉴. 그냥 그랬어요. 태국도 닭고기는 우리나라보다 맛있기 때문에 이런 닭요리에는 이제 감흥이 없는 접니다. 후훗...
평소 오징어 튀김을 사랑하는 신랑이 고른 메뉴.
Deep-fried with pepper and salt.
가격은 싯가. 원래 가격이 싯가인 메뉴는 잘 안시키는 편인데 ㅋㅋ 가격 확인도 안하고 그냥 시켜버렸네요. 오동통하고 탱글하면서 짭조름한 그냥 오징어 튀김이었습니다. ㅋㅋ
하지만 신랑은 아주 좋아했지요! (태국에서는 생물 오징어 찾기가 힘들어서 탈이 날까봐 오징어 메뉴는 잘 먹지 않았거든요. 아마도 그리웠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강력히 먹고싶어했던 메뉴!
Stir-fried Homemade Tofu with various cutlet in claypot.
가격은 M 사이즈가 12링깃, L 사이즈가 14링깃, XL 사이즈가 18링깃으로 가장 큰 사이즈가 5,000원대.
chili padi와 함께 가장 칭찬받은 메뉴 중 하나입니다. 부들부들한 홈메이드 두부의 겉면을 튀겨내어 겉은 쫄깃하고 속은 엄청나게 부드러웠어요.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가 가득! 국물은 약간 해물 누룽지탕과 게살수프의 중간맛 정도 되겠습니다.
흰 쌀밥에 비벼먹어도 맛있고 건더기를 그냥 먹어도 좋았던 메뉴입니다. 강추!!!
이렇게 M사이즈 5가지 메뉴를 주문했는데 성인 3-4명이 눈치보지 않고 먹을만한 양이었어요.
저희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마주한 진풍경입니다.
페낭 조지타운도 푸켓의 푸켓타운처럼 5-6시경이면 문 닫는 곳들이 많은데 이 식당만 유난히 인산인해였답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와 노을이 가득찬 거리를 걷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다음에 페낭에 갈 때 또 가보고 싶지만 너무 인기있는 식당이라 혼자서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식사를 하기엔 눈치가 보일 것 같아서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또르륵.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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