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에 '그린커리'가 '크린커리'로 되어 있네요. ㅎㅎ 이런...
원본 사진이 있으면 수정할텐데 덮어쓰기해서 저장한거라 일단 그냥 패스하겠습니다.
맥도날드는 저희 부부가 KFC 다음으로 자주 애용했던 패스트푸드점입니다. 태국 맥도날드도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배달을 시키면 본인 덩치만한 네모난 맥도날드 배달 백팩을 멘 배달맨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데 그 모습이 나름 귀엽습니다. 태국인들 체구가 대부분 작아서 누가 오든지 비슷한 귀여운 모습입니다. ㅎ
어제는 저녁에 날씨가 좋아서 배달 주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면 사고 위험도 높고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날씨가 좋은 날에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태국의 맥도날드에도 KFC와 마찬가지로 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메뉴가 몇가지 있는데요. 버거류는 빅맥, 더블치즈버거, 치킨버거 등등 우리나라와 차이가 거의 없지만 가장 다른 점은 바로 '밥' 메뉴가 존재한다는 것.
KFC와 비교했을 때 KFC의 밥 메뉴는 누가 봐도 화학 조미료 또는 인스턴트 스프만 촥촥 뿌려서 주는 식의 양념인 반면 맥도날드는 제대로 된 액상 소스나 양념에 버무려져 맛에서 차이가 확 납니다. 맥도날드 퀄리티가 훨씬 낫다는 말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한때 급 배가 고프거나 출출하면 이 밥 종류를 많이 사먹었습니다. 특히 'Kaprao'로 시작되는 덮밥 메뉴들 위주로요.
물론 일반 태국 음식점에서 사먹는 맛 보다는 많이 떨어지지만 아쉬운대로 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메뉴가 있는데 바로 파이류입니다.
우리나라에 파인애플 파이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저희의 선택을 받은 메뉴는 바로 그린커리 치킨 파이랍니다. 말 그대로 그린커리를 파이 속에 넣은건데요. 베이커리에서도 그린커리를 이용한 빵을 기본적으로 많이들 팔고 있어서 미리 어느정도의 맛인지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린커리 치킨 파이는 프로모션 기간이라 1개를 주문하면 1개가 더 옵니다. 가격도 어찌나 착한지 29밧(한화 약 1,000원).ㅎㅎ 신랑은 콘 파이가 먹고싶다고 해서 버거 2개(더블치즈버거, 사무라이포크버거)씩에 파이 각각 1개씩을 주문했지요.
20여분이 지나고 집에 무사히 배달된 녀석들. 위에껀 순수한 제 몫입니다. 버거 크기가 작아서 1개로는 배를 채울 수 없거든요. ㅋㅋ
그런데 제가 주문한 파이는 분명 그린커리인데 패키지에 애플파이라고 써져있는거에요.
신랑껀 제대로 콘 파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동안 배달 주문을 하면 100에 80은 메뉴가 누락되거나 바뀌기 일쑤였던터라 신랑이 애플 파이 패키지를 보고는 또 한소리를 하더라구요. 배달원한테 받을 때 잘 체크해보지 그랬냐구요...또르륵.
전 그냥 패키지가 녹색이라 이게 그린커리인줄 알았답니다. ㅋㅋㅋ
그래서 가장 먼저 파이를 쪼개어 보니 ㅋㅋㅋ 그린커리가 맞았어요! 괜히 신랑한테 한 소리를 들었네요!
맛은 제가 상상했던 바로 그 맛이었어요.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그린커리 소스에 달콤 짭잘하게 양념이 잘 밴 야채들과 치킨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처음 푸켓에 왔을 때 다양한 커리 종류에 한 번 놀라고 먹음직스럽지 않은 비주얼에 두 번 놀랐다가 맛을 보고는 세 번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리나라의 카레처럼 걸쭉한게 아니라 마치 국이나 찌개와 같은 농도에 색깔도 빨간색부터 칙칙한 녹색, 흰색 아주 다채로웠답니다. 비주얼이 썩 훌륭한 편은 아니라 한동안 건너 뛰는 메뉴였다가 맛볼 기회가 되어서 먹어봤더니 이건 우리나라 카레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비주얼과 맛이 가장 달랐던 메뉴가 바로 이 그린커리였는데요.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서 부드러우면서 달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지금은 커리 중에 그린커리를 가장 좋아해서 집에서도 가끔 만들어 먹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이 그린커리가 빵이나 파이 속에 들어가면 걸쭉한 형태로 넣어야해서 그런지 우리나라 카레 고로케와 맛이 비슷해집니다. 똑같진 않지만 사촌 정도 되는 맛이랄까요? 그린커리에는 고수 잎이 들어가지 않고 바질 잎만 들어가기 때문에 고수향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메뉴가 아닐까 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우리나라에는 없는 그린커리 치킨 파이는 가벼운 주전부리로 드셔보셔도 태국 커리에 대한 벽을 허무는데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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