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아직도 두리안 시즌입니다.
이제 1~2주만 지나면 태국 두리안 철이 지나갑니다. 그게 아쉬운지 먼저 두리안 먹자는 말을 안하는 신랑이 두리안 좀 먹어볼까 라며 저를 꼬득이기 시작. 결국엔 신랑이 직접 걸어서 두리안을 사러 갔는데요.
한 20여분 지나서 돌아온 남편 양손에 두리안이 똭!
한통만 사온다던 두리안을 2통이나 사온거 있죠. 그래도 2통에 400밧이라는 두리안을 50밧 깎아서 350밧(한화 약 12,000원)에 업어왔다고 합니다. 이 말을 꼭 써달래요. ㅋㅋㅋ 부부는 닮는다더니 저를 닮아 손이 커졌습니다. ㅋㅋ
오늘 사온 품종은 무언텅으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품종과 같아요.
<관련 포스팅 가기> ▶▶ 태국 두리안 종류와 가장 맛있는 두리안 고르기
신랑이 사올 때는 항상 이렇게 두리안에 칼집만 낸 후 신문지에 싸서 수박처럼 통째로 들고 옵니다.
신문지에 싸여있는 두리안이 어릴적 군밤이나 군고구마처럼 정겹습니다. ㅎ 오늘은 무언텅 껍질 색깔이 갈색빛이 감도는 걸로 봐서 아마도 일찍 수확한 후 후숙 과정을 거쳐 익힌 것 같습니다.
과일 트럭 아줌마가 이렇게 칼집을 내어주면 저희가 과육을 발라먹는 건데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껍질째 가져와야 좀 더 향긋하고 후레쉬한 것 같아요.
과육을 발라내는 과정에서 하트모양이라며 신랑이 찰칵!
저렇게 과육이 보이면 으깨지지 않도록 엄지 손 바깥 부분으로 살살 떼어내면 예쁜 명란젓 모양으로 발라낼 수 있어요.
짜잔! 깨끗하게 발라낸 껍질의 모습 되겠습니다. 이 시점부터 심박수 증가 + 혈압 소폭 상승됨을 느낍니다.
2통 모두 손질 후, 350밧 어치의 당당한 두리안 모습입니다.
아까부터 달둥이는 안달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있어요.
두리안을 사랑하는 달둥이.
덜익은 두리안은 먹지도 않습니다. 크리미하게 잘 익고 향도 진한 두리안을 더 좋아해요.
요즘은 먹을 것 뿐만이 아니라 뭐든 원하는게 있으면 이렇게 앉고 봅니다. 밖에서 문 열어달라고 앉아서 눈빛 발사를 하는가 하면 간식통 앞에서 간식 달라고 앉아있거나 휴지심을 모아놓은 봉지 앞에서 노즈워크 해달라고 앉아있기도 합니다. 점점 진화하는 녀석.
신랑에게 "아무리 그래도 한번에 이렇게 많이 사오면 어떻해"라며 타박을 하고는 앉은 자리에서 이 많은 두리안을 다 먹어버렸네요. 후훗. 민망하여라!
간만에 무언텅 특유의 싱그러운(?) 향과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요즘 푸켓에서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비해 무언텅 품종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답니다. 대부분 찬니나 깐야오라서 신랑이 이 두리안을 아주 그리워했거든요. 두리안을 많이 먹다보면 종류에 따라 두리안 맛과 향이 다른걸 알게 되는데 무언텅 품종은 그 중에서도 찌릿한 가스향이 매우 적고 후레쉬한 열대 꽃향이 더 많이 나는 편입니다. 만약 무언텅 품종을 드시고선 "고약한 향"이 난다고 힘들어하시는 분들은 다른 품종은 더 힘드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아무튼 두리안 시즌이 지나기 전에 몸보신 제대로 하고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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