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예측불허였던 새로운 스릴러, 미스트리스(전체 줄거리 포함)

배우 한가인의 6년만에 복귀작인 미스트리스.

미스트리스는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라는 새로운 복합 장르물로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기 시작한 OCN 드라마입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제가 스릴러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12회의 짧은 구성이 빠른 전개로 이어질 것 같아서 맘에 들었거든요. 지난 일요일을 끝으로 후다닥 달려온 드라마는 마지막회까지 재미를 놓지 않았습니다.

꽤나 괜찮았다고 느껴 포스팅하기로 결심했어요.

(그간 꽂혔던 드라마가 몇 편 더 있어서 포스팅해야지...했다가 시기를 놓쳐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쑤라서 신새벽에 이러고 있네요. ㅎㅎ)

이런 스릴러 장르물이 나오면 항상 앞으로의 전개를 추리해보곤 하는데요. 미스트리스는 후반부까지 도통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측불허였어요. 그래서 매회 더 챙겨보게 된 것 같습니다. 장세연(한가인 분)과 김은수(신현빈 분), 한정원(최희서 분), 도화영(구재이 분)은 오래된 친구 사이로 각자의 위치에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 한 두가지를 숨겨둔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씬은 그런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입니다. 살인 사건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인물들이 모여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 그 후의 상황까지도 궁금하게 만듭니다.

과연 살해당한 사람은 누구인지, 왜 어쩌다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인지, 사건의 마무리는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전개되는데요. 일단은 살해 당한 인물과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길래 사람을 죽이게 되었는지 스토리는 과거로 돌아갑니다.

장세연.

남편이 선박 사고로 실종된 후 경찰에서도 사망이라 결론짓고 사건이 종결되었지만 언젠가부터 그녀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발신자제한 표시로 걸려온 전화에서 남편이 좋아하던 노래가 흘러나오고, 어느날부터 살갑게 접근해오는 한상훈(이희준 분), 우연치곤 이상하게 주변을 맴도는 박정심(이상희 분). 그리고 갑작스럽게 쓰러진 딸과 그녀 앞에 나타난 살아있는 남편. 하루 아침에 보험금을 노리고 일가족을 죽이려한 범죄자로 쫒기게 되는 인물입니다.

한상훈.

이 드라마에서 가장 억울한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전직 경찰인 보험 조사팀 팀장으로 어느날 장세연 앞에 자신의 딸을 앞세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주변에 관련된 모든 사건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며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자신은 장세연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라며 그녀에게 믿어달라 부탁하죠. 하지만 오해와 불신에 가득찬 돌싱맘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그녀의 뒤에서 계속된 조사를 해나가다가 그녀의 남편에게 납치당해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맙니다. 한상훈의 그녀인 장세연의 누명을 벗겨줄 유일한 동영상을 담보로 그녀의 남편인 김영대(오정세 분)에게 갖은 고문을 당하지만 고문 체질인지 끝까지 잘 버텨내죠. 그러나 김영대가 그의 유일한 딸을 인질삼아 협박하자 결국 동영상을 넘기게 되고... 이제 끝인가 싶지만 김영대가 자리를 비운 사이 결박을 풀고 탈출하게 됩니다. 그 전에 기지를 발휘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동영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유포시키기도 합니다.

항상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탈출 후 얼마 못가서 김영대에게 붙잡혀 매장 당하고 맙니다. 또르륵.

김영대.

공식적으로는 장세연의 죽은 남편이지만 이는 모두 나쁜 쉬키 김영대의 빅픽쳐였던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중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김영대는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이 죽은 것처럼 위장한 후 중국의 본처인 박정심을 조종해서 한국의 처인 장세연에게 자신의 사망 보험금을 갈취할 계획을 세웠고 그녀의 딸, 그러니까 김영대 자신의 딸까지 농약에 중독시켜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아내인 장세연에게 모든 죄를 덮어 씌우고 자신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뒤에서 돈을 차지할 플랜B를 세우는 지능적인 범죄자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그의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하던 한상훈을 납치해 결국 매장까지 하는 소시오패스입니다.

김은수.

정신과 의사로 고등학교 은사님인 차민재와 내연 관계에 있다가 차민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차민재의 아들인 선호라는 남자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를 직접 찾겠다며 김은수의 병원에 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드라마의 탐정놀이가 시작됩니다. 모든 사건이 실타래처럼 한 가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그 실마리를 스마트한 김은수가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마치 명탐정 코난 같은 캐릭터로 차선호와 함께 차민재의 죽음을 파헤치게 됩니다. 결국 이 똑똑한 의사 양반이 모든 미스터리를 정리해주는 해설자의 역할을 해줍니다.

한정원.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스타쉐프의 아내로 아기를 갖기위해 노력하지만 그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는 진단을 받은 후 자존심 강한 남편에게 일방적인 외면을 당하게 되고 동료 교사와 하룻밤의 외도를 하게 됩니다. 그 하룻밤의 일이 몰카로 찍혀 남편에게 전달되고 덜컹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모든 사실을 알고도 성공에만 눈이 멀었던 남편의 덤덤한 반응에 사랑만을 원했던 그녀도 그의 손을 과감히 놓게 됩니다.

(최희서 정면 컷에서는 턱이 삐뚤어졌는데... 이 점이 처음엔 좀 눈에 띄긴 했지만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더라구요. 역시 연기가 더 우선으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딱 떨어진 예쁜 마스크보다는 이런 좀 더 다양한 마스크의 배우들이 많이 나타났음 좋겠어요!)

도화영.

이름에서 느껴지는 도도함과 날랄함. ㅎㅎ 법대를 나와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며 한 명의 남자에게 얽매이지 않는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쏘쿨한 캐릭터입니다. 친구 일에 발벗고 나서주는 겁없는 그녀.

12회답게 빠른 전개 덕분일까요? 4명의 친구들 모두 중간에 고구마 캐릭터다... 싶었지만 아주 잠시였습니다. 김영대의 꼭두각시처럼 이용당하는 박정심을 설득하러 나간 장세연. 결국엔 박정심과 그의 딸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과거 박정심과 김영대 사이엔 딸이 한 명 더 있었는데 지금의 장세연 딸과 같은 농약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딸도 설마 김영대의 희생양이었던 걸까... 의심하기 시작하는 박정심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박정심은 김영대의 사랑에 목말라하면서도 자신의 딸 만큼은 끔찍히 아끼는 '엄마'였으니까요.

누명을 쓰고 경찰에 쫒기는 장세연을 도와 함께 움직이는 4총사.

김영대에 대한 순종과 집착 Vs 딸을 지켜야 한다는 모성애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정심.

그 사이 한상훈은 납치된 공간에 놓여있던 컴퓨터로 동영상을 촬영해서 자신의 신변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어떻게든 탈출을 시도하는데...

가까스로 밧줄을 풀고 피범벅이 된 채 도망가다가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데 그 차 운전자가 다시 또 김. 영. 대.

하... 지지리 운도 없지. 희망이 없다는 절망감이 바로 이런 거겠죠.

4총사는 한상훈이 보내온 동영상 배경을 보고 위치를 알아내 그를 구하러 갑니다. 그러나 그곳에 한상훈은 없고 김영대가 4총사 사냥을 하죠. 위기의 순간 나타난 용사가 있었으니 바로 박정심! 그녀는 딸을 위해 김영대의 범죄를 멈추려 합니다. 정이란 눈꼽만큼도 없는 김영대는 그를 막는 박정심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게 되고 그 와중에 정신을 차린 장세연이 난간에서 남편을 밀어 박정심을 구해줍니다.

난간에 떨어져 죽었다고 판단한 4총사는 김영대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김영대 시체가 사라지는 작은 헤프닝이 있었지만 근처에서 다시 찾아내죠. 결국 트렇크에 실어 바다로 고고씽.

첫화에서 나왔던 산에 매장하는 씬은 시체를 매장하러 간게 아니라 매장당한 한상훈을 구해주러 간거였네요. 4총사가 김영대 사체를 유기하러 간 곳은 바로 바다였어요.

그. 런. 데.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뒤따라온 한 대의 차량. 차에서 박정심이 내립니다. 그녀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하죠. 살인 사건이 났다고요.

알고보니 김영대를 진짜 죽인 사람은 박정심이었습니다.

난간에서 떨어진 김영대는 죽지 않았었어요. 시체가 사라졌을 때 김영대는 정신을 차리고 도망가는 길이었고 이를 목격한 박정심이 뒤쫒아가서 김영대를 다시(?) 죽이고 사라지죠. 그 도망간 시체를 4총사가 찾아내서 트렁크게 싣고 바다까지 온 것이었습니다. 박정심은 그녀들을 뒤따라 온 거였구요.

박정심은 112에 살인사건을 제보하면서 범인이 바로 자신이라고 자수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 마무리 되었어요.

엄마라는 이름이 그녀가 깨어날 수 있도록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스트리스에서 가장 빛이 났던 배우는 박정심 역을 맡은 이상희가 아닐까 합니다. 연기에 힘을 빼고 완벽한 캐릭터를 소화해냈습니다. 가끔 해당 홈페이지의 토크장에 들어가서 코멘트를 보면 정말 연변에서 온 사람이냐는 질문도 있더라구요. ㅎㅎ 그만큼 연기를 실제처럼 했다는 반증이겠죠?

탄탄한 스토리와 아쉬움을 남기는 회차수(아쉬움이 남아서 좋았어요),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칭찬하면서 본 드라마였습니다. 다만 15세 이상 관람가 치고는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과 둘러 앉아 보는 가족형 드라마는 아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