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제품에 좋은 향이 나는 그 향기 성분 자체에 궁금증을 느끼신적이 있나요?
향수나 화장품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각종 헤어와 바디용품, 물티슈, 화장지, 기저귀, 심지어는 아이들의 학용품이나 생필품 등에서도 좋은 향기를 품은 제품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래 환경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하려고 여러 자료를 찾던 중 그 연장선상에 '향(fragrance)'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오늘의 주제를 급 바꾸어 보았습니다. 은은한 향을 '아로마테라피'라는 심신의 안정과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물질로 홍보하여 심지어는 더 비싼 가격을 붙여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는데요. '향'이라는 성분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모두를 업체에서 칭하는 '아로마테라피' 효과가 있는 긍정적인 성분으로 통틀어 생각하신다면 큰 오해입니다.
'향(fragrant ingredients)'은 피부에 반응하는 성분일 수밖에 없다
이 향(fragrance)에 관한 연구는 1990년대 후반부터 활발히 진행되어 왔고, 현재까지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 천연, 합성의 종류에 관계 없이 향 자체는 모든 피부타입에 민감하게 자극되는 성분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적인 정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더 좋은 향은 제품을 고르는 하나의 기준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향기가 난다는 것은 향 성분이 자연적으로 휘발하여 우리의 후각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현상인데 이러한 자연적인 휘발 현상 자체가 피부에 민감 반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스킨케어 제품에 포함된 향 성분 또한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피부 트러블의 원인 중 하나인 셈이죠.
향 성분은 환경호르몬과 무관하지 않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오늘 포스팅 내용을 우회하게 된 것인데요. 바로 향 성분이 환경호르몬(EDCs)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성분표시에는 fragrance라는 단순한 '향'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이 향은 한가지 성분이 아닌 여러가지 혼합물을 의미합니다. 향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죠? 그 기능을 하는 혼합물에 바로 환경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인데요. 더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모든 제품들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종류의 화학 물질이 얼마나 사용되는지 일반 소비자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관련 정책과 관리 정책이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향수의 성분은 비밀?!
미국은 1973년 포장 및 라벨링 규정법을 통해 회사가 화장품 제품의 라벨에 모든 성분을 기재하도록 규정해 놓았습니다. 이 '향'에 관한 사항은 제외하고 말입니다. EU에서는 향 성분 중 26종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해서만 표기하도록 규제해 놓은 상태이며 일부 향에 대해서는 사용 금지 또는 함량 제한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향의 성분 표시에 대한 특별한 규제가 없습니다. 담당인 환경부의 제재는 유럽에서의 이슈 또는 미국 식약청(FDA)의 규제를 뒤따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직 FDA에서 안전 테스트를 할 아무런 권한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아직까지 이 성분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에서 이 법을 제정할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당시 '향'을 사용하는 방식은 꽤나 단순했을 것이고, 향을 활용한 주요 제품은 지금보다 훨씬 적은 '향수'가 고작이었을 것입니다. 향수의 배합은 회사의 중요한 영업 비밀이며 회사는 독점적으로 혼합 비율 등에 대한 정보를 지킬 권리가 있었을 겁니다. 그 시절의 법 규정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지면서 시대와 맞지않는 상황이 생기고 만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옥시 사태 이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세정제, 방향제, 섬유유연제제에 대한 안전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다른 제품들에 관한 규제는 아주아주 부족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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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성분의 유해성에 관한 검증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법 개정의 움직임보다 두 발 더 빠른 것이 연구원들과 민간 단체입니다. 스위스에서는 1998년 연구를 통해 향 성분의 유해성에 대한 발표를 한 것에 이어 미국 여성 유방암 기금에서는 2004년부터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CSC)을 통해 향 성분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와 소비자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CSC의 발표에 따르면 17가지의 유명 브랜드 향수를 대상으로 그 안에 함유된 화학 성분을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각 제품별로 평균 14가지 정도의 화학 물질이 추출되었으며 라벨에 표기되지 않은 화학물질은 무려 38가지나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화학 성분 중 일부는 무해한 방향 성분이지만 이 중 상당수가 방부제와 첨가제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나는 멀쩡하니까 괜찮아. 과연?!
다행이 부정적인 반응이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좋겠지만 단기간에 피부 트러블 등의 사소한 문제로 인해 문제를 자각하는 것이 훨씬 다행일지 모릅니다. 장기간에 걸쳐 노출된다면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자외선 노출이나 담배 등과 마찬가지로요.
그렇다면! 왜 많은 제품에 향이 함유되어 있을까?
의외로 간단합니다. 높은 소비자의 욕구때문이죠. 게다가 관련한 국가 규제의 장벽은 아주 낮기 때문입니다. 좋은 향기가 나는 제품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나 에센셜 오일이나 천연 성분의 향이라면 더욱 그렇죠.
그래도 향을 포기할 수 없다면
되도록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fragrance 또는 향료라고 표기된 제품은 피해야겠지만 스킨케어 제품 등을 고를 때 만큼은 향이 꼭 있어야 한다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천연 향을 추천드리자면 바닐라, 오이, 알로에 베라, 아몬드, 망고, 코코넛, 코코아버터, 시어버터입니다. 물론 이것들의 에센셜 오일이나 천연 추출물 향이라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향기로우면서 피부에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는 식물성 오일과 추출물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 화장품과 궁합이 맞지 않는 성분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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