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매운맛!'
이 슬로건을 가능케 한 주요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매운 맛을 자랑하는 청양고추입니다.
청양고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작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러나 이 청양고추를 재배할 때마다 미국에 로열티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 토종 고추가 어쩌다가 나라를 잃고 미국으로 국적을 팔리게 되었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청양고추의 종자는 몬산토(Monsanto)라는 미국의 다국적 농업생물공학 기업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고 재배되던 종자 역시 이제는 중국의 산둥성에서 채종되어 국내 농업인들에게 팔리고 있습니다.
몬산토 기업은 어떤 회사인가요?
1901년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던 존 프란시스 퀴니(John F. Queeny)라는 사람에 의해 세워진 기업으로 초창기에는 미국의 10대 화학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을 통해 베트남 전역에 뿌려졌던 제초제 역시 이 기업에서 생산했었는데요. 그러다가 방향을 틀어 농경과 영농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뛰어들며, 전 세계 유전자 변형식품(GMO)의 90%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종자를 전 세계에 수출하게 되죠. 과거 한 때 유전자 변형 옥수수와 콩 등의 논란이 되었던 종자 역시 이 몬산토 기업의 소유입니다.
1997년 우리나라에 IMF 외환 위기가 닥치면서 한국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인수 합병하여 몬산토코리아라는 한국지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몬산토에서 청량고추의 권리를 갖게 된 건가요?
IMF 외환위기로 흥농종묘와 중앙종묘가 몬산토, 그러니까 당시 세미니스라는 해외 종자 기업에 매각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국내 종묘사에서 가지고 있던 권리가 고스란히 인수 기업인 몬산토로 귀속된 것이지요. 이로 인해 해외 기업이 국내 채소 종자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청량고추만 로열티를 내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식탁에 오르는 꽤나 많은 작물들이 미국의 몬산토와 일본의 신젠타 등 다국적 기업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외국 기업에 지불하게 되는 로열티는 무엇이며, 그 규모는 어느정도인가요?
로열티라는 것이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등의 사용료를 매번 지불해야 합니다. 매년 이 특허 사용료로 200억여 원 이상을 외국 기업에 지불하고 있으며 이 액수는 해마다 늘어나 이제는 귤, 시금치, 토마토 해조류(김, 미역 등)에도 로열티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독점에 가까운 쏠림 현상,
현재 몬산토, 파이오니아, 시젠타 이 세 기업이 세계 종자 시장의 31%를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몬산토의 경우 세계 고추 종자의 34%, 오이 종자의 38%, 토마토 종자의 23%, 그리고 양파 종자의 25%를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런 독점에 가까운 특허권을 통해 수익을 얻게되면서 점점 그 규모를 키우고 있으며, 수익으로 더 많은 종자의 소유권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신토불이를 더 이상 신토불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는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토종 종자를 개발하는 연구가 아닌 GMO 즉,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개발과 연구에 치중되어 있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남아있는 국내 종자기업인 (주)팜한농과 농업회사법인아시아종묘(주)이 명맥을 유지하며 잃어버린 종자 주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는 것이죠. 더 나아가 종자 연구 개발을 통해 해외로의 종자 수출까지 하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면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지만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될 수준까지 온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적인 문제로 인해 우리의 고유한 먹거리가 다른 이로 인해 사라지거나 변형될 우려마저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제대로된 지원과 우리의 관심이 갈 곳을 잃은 우리 농산물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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