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죠.
바로 청년버핏 박철상씨가 거짓 신화의 주인공이었다는 것.
정리하자면 청년 투자의 귀재로 화제가 되고 있던 박철상씨가
신준경씨로부터 수익률이 의혹 및 해명 대해 SNS상에서 공방을 벌이다가
누리꾼들과 언론이 합세하여 박철상씨를 압박해오자
그간 대중에게 알려진 수익은 거짓이었다고 실토한 사건입니다.
박철상씨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종잣돈 1천500만원을 400억원대로 불린 것으로 소문이 나면서
'청년버핏'이라 불리던 인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투자로 번 돈의 일부를 대학이나 사회단체 등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입니다.
2015년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46번째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그의 기부 소식이 알려졌고
그는 미국 경제신문지 포브스에서 '2016 아시아 기부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젊은 나이(33)에
평범했던 청년이
상상도 못할 큰 수익을 내고
통 큰 기부를 지속적으로 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화제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많은 언론 매체와 강연들을 다니면서
자신이 어떻게 투자의 귀재가 되었는지 등을 소개하며
청년들의 멘토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명 주식투자가인 신준경씨(스탁포인트 이사)가
SNS에서 박씨에게
"당신이 주장하는 수익률과 수익을 이해할 수 없다.
실제 400억원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여달라.
본인의 주장대로 4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현금 1억원을 약정 없이 일시금으로 기부하겠다"
라고 요구하면서 사건화 됩니다.
***참고로 신준경씨는 지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유명세를 떨치며
사기 행각을 벌였던 이희진씨에 대해서도 재산 형성 과정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었던 인물입니다.
이에 박씨는
"일면식도 없는 분이 밑도 끝도 없는 고집을 부려 실소만 나온다.
마치 야바위꾼 내기 놀음하듯 대하는 모습이
나를 모욕하는 것보다 훨씬 불쾌하다"
라고 글을 올려 인증 요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박씨는 끝내 신씨의 요구에 불응하며
이미 국가기관의 검증(이게 뭔지?)을 마쳤다고 장문의 해명글을 남겼지만
이미 이런 신뢰있는 투자가의 의심을 산 박철상씨에 대해
누리꾼들마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고
언론 마저 자신을 압박해 오자
박씨는 오프라인을 통해 신씨를 1차례 만난 후
결국 그동안의 행적을 실토하게 됩니다.
(아마도 대면해서 만난 자리에서 신씨가 투자와 사기와 신뢰에 대한 관계를 가지고
설득과 압박을 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박씨의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언론 매체를 통해 밝힌 것은
"2003년 종잣돈 1천만~2천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현재 투자원금은 5억원 수준이며
기부금액을 포함하면 총 14억원 정도를 번 것이 맞다"
라는 내용이지만 또 다른 언론 매체에는
"주식을 통해 26억을 벌었고 14억원은 기부했으며
나머지 12억원은 현금화하여 현재 투자처를 고르고 있다"
라고 밝히는 바람에 도무지 어떤 말이 사실인지
그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또 박씨는
"400억원 자산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은
다 제 불찰이며 기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점점 액수를 키워나가다 보니 일이 커졌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기금이 설립되기 전인 2013년 전까지는 순수 제 투자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기부를 한 것이 맞다. 그러나 2013년 기금이 설립되면서
지인들이 운용을 부탁해왔고,
이때부터 저의 투자 재원과 지인들의 투자 재원이 더해져서 기부가 이루어졌다."
라고 밝히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주식 투자로 번 돈을 부풀려 말한 점을 인정하고
그동안 기부한 돈도 주위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셈입니다.
또한 투자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홍콩 자산운용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것도
모두 거짓임을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사건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신씨는 SNS를 통해
"그 청년은 본질은 나쁜 사람이 아니며 사회가 영웅으로 만드는데
본인도 심취해버린 것으로 보인다. 더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편, 박씨가 재학중인 경북대학교도 이 사건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북대 측은 2015년 박씨로부터 매년 9000만원씩 5년간 4억 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약속을 받고
복현장학기금을 설립하였고, 지난 2일에는 향후 5년간 13억 5000만원을 기탁하기로 약정하면서
경북대의 자랑으로 많은 홍보를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이 사건이 SNS 와 언론을 통해 확산되자 학교측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1천만~2천만원으로 14억을 벌어도 엄청난 수익률인데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허언으로 일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금융업계 시장에서 신뢰는 옵션이 아닌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나봅니다.
이 사건을 지켜보는 누군가는 신씨의 글처럼 사회가 원하는 기대심리에 부응하고자했던
개인이 저지른 실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만약 누군가 이렇게 멈춰주지 않았다면 제 2의 이희진 사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있고, 욕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욕심을 넘어선 욕망은 투자를 넘어선 투기가 되고 사기가 되기 마련입니다.
박철상씨도 이번 일를 통해 정직과 신뢰의 가치도 수익만큼 큰 것이라는걸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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