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7개월에 한 번씩인가 봅니다. 달둥이는 그때부터 2개월 정도 엄청난 양의 털이 빠지고 다시 나고를 반복합니다. 스피츠 치고는 모량이 별로 많지 않아보이는데도 털빠짐이 엄청난걸 보면 다른 스피츠를 키우는 집들은 어떨런지 상상이 가네요. 화이팅! ㅎㅎㅎ
저희 부부 침대 옆에 달둥이 침대가 있지만 아침마다 저렇게 올려달라고 짖어대는 통에 한 30분씩은 저희 침대에 뒹굴어 다니거든요. 그래서 매일 털 제거를 해줘야 합니다. 아니면 자다가 얼굴에 털이 달라붙어서 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매일 이렇게 혼자 문열고 마당에 나와서 바깥 세상 구경을 하는게 취미인 녀석. 동네 수컷들이 자꾸만 대문에 오줌을 싸고 갑니다. 아마도 달둥이한테 어필하고 가는 듯.
그나저나 얼마 전부터 달둥이 털이 뿜뿜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달둥이는 스피츠이지만 동일 견종에 비해 모량이 풍부한 편이 아닌데다가 털이 포메라니안같은 아이들처럼 빵빵하게 선 상태가 아니라 누워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더 숱이 없어보여요. 특히 겨드랑이를 들춰보면 털이 너무 없어서 핑크색 살이 다 보인답니다. ㅎ
그런 녀석이 털갈이를 시작했습니다. 살짝 만지기만 해도 만지는 족족 다 빠져버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의 사진은 만지지도 않고 달둥이가 제 옆에 와서 누웠을 뿐인데 제 다리와 닿은 부분에 털이 우수수 빠져버리려고 폼을 잡은 모습입니다.
0싼 바지처럼 보이지만 제 바지입니다. 후후후. 너무 오래 입어서 고무줄이 다 늘어난 불쌍한 바지. 너무 줄줄 내려가서 한 번씩 올려줘야했던 바지. 무릎에 구멍도 났지만 애정했던 제 바지. 신랑이 그만 좀 버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버리고 없습니다.
잠깐 앉았다가 일어났을 뿐인데 털 테러를 당하고 말았어요. 매일 청소를 해도 털이 날리다 못해 서부 영화에 먼지 뭉텅이가 굴러다니는 것처럼 달둥이 털 뭉치가 데굴데굴 굴러다닙니다. 스피츠는 굵은 겉털과 보송보송 속털이 따로 있는 이중모견이기 때문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털 말고도 공중에 먼지처럼 털이 떠다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엌에서는 과학 실험할 때처럼 형광등에 수시로 주방 기구들이나 손을 비춰보는 습관이 생겼지요. 눈이나 입 안에 들어간 털도 수시로 빼주어야 합니다. ㅎㅎㅎ
이건 슬리커라는 빗으로 등을 한 번 슥슥 빗겨주면 나오는 양이에요. 애교죠.
어릴땐 빗질도 무서워서 도망가던 녀석이 이젠 시원한 걸 아는지 슬리커만 들면 빗겨달라고 발라당 누워버립니다.
몇 번 반복해서 빗겨주니 모량이 적은 우리 달둥이 몸에서 이만큼 나왔어요.
문제는 이렇게 매일매일 나온다는 것. 스피츠는 짖음 뿐만 아니라 털 빠짐이 상상 이상이라 파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도 달둥이 키우기 전엔 살짝 결벽증 비슷한 강박증이 있었는데 달둥이랑 같이 살면서 많이 내려놓다보니 이제 못견딜 정도는 아니에요. 다만 (일 때문에) 집에 전자제품이 다른 집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편이라 그 부분은 더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달둥이 기집애. 세상 좋다고 노즈워크 중이랍니다. 따로 노즈워크 매트를 사주지는 않고 싸구려 발목 양말이나 집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를 다 쓰고 나오는 종이심 속에 간식을 넣어 여러개 뿌려두면 킁킁 거리고 꺼내어 먹으려고 난리가 납니다. ㅎㅎ새끼때 노즈워크 장난감을 많이 사줘봤는데 이만한게 없더라구요. 초반엔 양말에 구멍도 내고 조금 뜯어먹기도 하고 종이도 삼키고 그랬는데 점점 그 안에 간식이랑 구별을 하기 시작하면서 집안에 다른 물건을 씹어대는 습관까지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여튼 얘를 데리고 한국 갈 생각을 하니 살짝 막막함이 있네요. 한국에서 태국으로 데려오는 것보다 태국에서 한국에 강아지를 데려가는 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일반 빌라나 아파트에서 키우기엔 덩치가 좀 크거든요. 살 때문이 아닌 골격 때문에 12킬로그램이 넘는 아이라 요즘 생각이 많습니다. 시골로 가야하나... 하구요. 일단은 지금 닥친 달둥이 털갈이만 무사히 넘기고 생각해보려구요. 강아지와 같이 살면서 이런 곤란한 상황들 앞에 후회를 안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쩌겠어요. 지금은 제 자식같은 아이라 "개누무시키!" 이러면서 달둥이를 항상 1순위로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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